프리미어리그: 치열한 2021-22시즌 강등권 경쟁

2022. 4. 20. 02:02칼럼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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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파엘 바란과 같은 거물급 선수들, 손흥민의 계속된 월드클래스급 활약과 황소 황희찬의 영국 땅 상륙으로 인해 여느 때와 같이 주목을 받았던 2021-22 프리미어리그가 어느덧 32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앞으로 6경기를 남긴 시점,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내기 위한 맨유, 아스널, 토트넘, 그리고 웨스트햄이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편 리그 테이블 맨 밑에서도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강등권 탈출을 위한 싸움이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을 기준(2022년 4월 19일), 번리, 왓퍼드, 노리치 시티가 차례대로 18위부터 20위에 위치해 있다. 그 위로는 에버튼과 리즈가 있다. 이들 모두 강등권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4위 싸움만큼이나 치열한 강등 탈출 경쟁, 현 하위 5개 팀을 살펴보며 과연 어느 팀이 살아남을지 한번 얘기해보고자 한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순위와 일정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제공(캡쳐)

노리치 시티

꼴찌다.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 31경기로 1경기를 덜 치른 번리보다도 승점이 무려 4점이나 차이가 난다. 최근 브라이튼 원정에서의 0대 0 무승부와 경쟁팀 번리를 상대로 2대 0 승리를 거두며 상황 반전을 노린 노리치는 5위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3대 2로 덜미를 잡혔다. 좋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인 맨유에 비해 나름 나쁘지 않은 역습 전개를 보여주었던 노리치는 도웰과 푸키의 골을 앞세워 맨유의 골문을 수차례 위협했으나, 호날두의 원맨쇼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나쁜 경기력은 아니었으나, 호날두라는 변수가 아팠다. 

 

다가오는 주말 노리치는 14위 뉴캐슬을 홈에서 맞이한다. 뉴캐슬은 레스터와 울버햄튼을 연속으로 제압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5월에 웨스트햄, 레스터, 울버햄튼, 그리고 토트넘을 상대해야 하는 노리치에게는 4월에 남은 뉴캐슬전과 아스톤 빌라 전이 중요하다. 이 두 경기에서 패배할 경우, 강등이 확실시된다고 봐야 한다. 

 

노리치 시티의 남은 경기 일정


왓포드 FC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아보인다. 어쩌면 노리치 시티보다 좋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맨유전까지 나쁘지 않은 폼을 이어갔던 노리치 시티와는 달리, 왓포드는 최근 3경기 모두 패배했다. 연패의 시작은 리버풀을 상대로 한 2대 0 패배였다. 워낙 강력한 팀을 상대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 패배 직후 만난 리즈를 상대로 3대 0으로 패배했다. 리즈 역시 강등권에서 멀지 않은 팀이다. 이후 승격팀 브렌트포드에게 2대 1로 패배했다. 

 

왓포드의 다음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다. 안 그래도 리그 1위를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맨시티인데, 3연패를 하며 승리가 절실한 왓포드에게는 최악의 상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맨시티를 상대한 후 왓포드는 번리, 크리스탈 팰리스, 에버튼, 레스터, 그리고 첼시를 만난다. 좋지 않은 경기 일정이다. 18위 번리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태에서 승점까지 뒤지는 상황에 처해 있는 왓포드가 경기력에 반전을 주고 쉽지 않은 경기 일정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가 강등권 탈출의 핵심이다.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왓포드 FC의 남은 경기 일정


번리 FC

앞선 두 팀에 비해 긍정적이다. 경기도 한 경기를 덜 치렀다. 번리는 최근 에버튼, 노리치, 그리고 웨스트햄을 상대하며 3전 1승 1 무 1패를 거뒀다. 일정치 않은 경기력이다. 리그 16위로 같이 강등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에버튼을 3대 2로 제압하며 강등권 경쟁에 청신호를 보내나 싶었지만, 이어진 강등 경쟁팀 노리치를 상대로 2대 0으로 패배했다. 지난 주말 웨스트햄과 1대 1로 무승부를 챙기며 연패를 모면했지만, 노리치에게 당한 패배가 뼈 아프다.

 

번리는 사우스햄튼을 홈에서 맞이한다. 그 후 차례로 울버햄튼, 왓포드, 아스톤 빌라, 토트넘, 아스톤 빌라, 그리고 뉴캐슬을 상대한다. 하위 3개 팀들 중에서는 제일 수월한 상대들을 남겨두었다. 물론, 손흥민의 활약과 콘테의 지도력 아래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토트넘을 상대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레스터, 첼시, 맨시티와 같은 구단을 상대하는 경쟁팀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만족할만하다. 하지만 번리에게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하나 있다. 다른 팀들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렀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쟁자들에 비해 일정이 더 빠듯하며, 이는 리그 후반기에 갈수록 지쳐가는 선수들의 체력 문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사력을 다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변수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다. 

 

번리 FC의 남은 경기 일정


에버튼 FC

에버튼이 강등권 경쟁에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정도로, 에버튼의 끊임없는 부진을 예상한 인물들은 많지 않다. 7라운드까지 리그 중상위권을 맴돌던 에버튼의 순위는 리그 테이블 최하단까지 곤두박질쳤다. 에버튼은 램파드 감독을 선임, 델레 알리와 도니 반 더 비크 등을 각각 영입, 임대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반전은 커녕 부진만 이어지고 있다. 에버튼은 울버햄튼전을 시작으로 번리와 웨스트햄에게 녹다운당하며 연패를 이어갔으나, 맨유를 1대 0으로 제압하며 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에버튼이 경기력을 회복했다고 할 수 없다. 맨유의 경기력이 워낙 안 좋았고, 해야 할 것을 조금이나마 이행한 에버튼이 승리를 가져갔을 뿐이다. 

 

에버튼의 일정은 험난해 보인다. 먼저 레스터를 상대하는 에버튼은 이후 영원한 더비 라이벌 리버풀, 첼시, 레스터, 왓포드. 브렌트포드, 팰리스, 아스날을 상대한다. 강등권 팀들 중 제일 험난한 경기 일정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번리에게 3점 차로 앞서고 있지만, 좋지 않은 경기 일정이 에버튼의 강등을 불러올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거기에 남은 경기수도 많다. 번리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체력 이슈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에버튼 FC의 남은 경기 일정


리즈 유나이티드

하위 5개 팀들 중 가장 강등으로부터 안전한 팀이다. 사실, 리즈가 다음 시즌에 챔피언십에서 모습을 보일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리즈의 최근 퍼포먼스를 보면 특히 더 그렇다. 리즈는 노리치를 2대 1로 제압하며 4연패를 멈췄고, 이후 울버햄튼, 사우스햄튼, 왓포드를 상대로 2승 1 무를 거두며 확실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등권 최상단 번리와 승점이 8점 차이나는 리즈가 앞으로도 좋은 폼을 유지한다면,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함은 물론 더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리즈는 팰리스를 상대한다. 마지막 경기가 4월 9일이었던 리즈는 체력적으로도 여유롭다. 하지만 이후 일정이 험난하다. 맨시티, 아스날, 첼시를 연속으로 상대한다. 이후 리즈는 브라이튼과 브렌트포드를 상대한 후 리그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리즈가 견뎌내야 할 시기는 맨시티부터 첼시로 이어지는 3경기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왓포드를 상대한 이후 체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선수단 구성부터 팀의 퍼포먼스까지 잠재력이 있는 리즈가 잘 준비한다면, 프리미어리그 거함 들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리즈 유나이티드의 남은 경기 일정


누가 강등될 것인가?

어느 팀이 강등될 것인가? 필자는 노리치 시티, 왓포드, 그리고 에버튼을 꼽는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20위 예상 : 노리치 시티

노리치 시티의 강등은 사실상 확실해 보인다. 노리치는 시즌 내내 강등권에 머물러 있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 일정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강등권 팀들과의 격차도 조금 벌어진 상황이다. 노리치 시티가 남은 경기에서 전승, 혹은 그와 엇비슷한 경기력을 선보이지 않는 이상 기적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노리치 시티는 지금까지 경기당 16.5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 최악의 기록이다. 경기당 16개의 태클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치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지만, 계속해서 허용한 많은 양의 슈팅이 계속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노리치는 지금까지 66개의 실점을 허용했다. 노리치의 경기력이 회복되지 못했던 것은 수비의 문제도 있겠지만, 공격진의 부진도 한몫했다. 노리치는 경기당 10.1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 중 평균 3개만이 유효슈팅이었다. 드리블 시도 또한 7.8회에 그친다. 슈팅 시도는 리그 최하위, 그리고 나머지 2개 항목은 20개 구단 중 19위다. 노리치의 부진은 공수 양쪽에 걸친 부진에 있다. 

 

그나마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은 30라운드부터 이어진 나쁘지 않은 경기 결과다. 노리치는 브라이튼과 0대 0으로 승점 1점을 챙겼고, 번리를 상대로는 2대 0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얻어냈다. 최근 맨유와의 경기에서는 패배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19위 예상 : 왓포드 FC

이번 시즌 감독으로 세 차례나 갈아치운 왓포드 또한 강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초만 해도 엠마누엘 데니스의 활약을 앞세워 좋은 모습을 보여주나 싶었지만, 왓포드의 경기력은 급격히 하락했다. 시즌 시작 당시 감독이었던 시스코 무뇨스는 해임되었으며, 후임으로 임명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마저 팀을 떠났다. 라니에리 감독 하에서는 맨유를 상대로 단 한차례 승리했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로이 호지슨을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한 후 반전을 노리고 있는 왓포드이지만, 여전히 경기력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일정마저 좋지 않다. 첼시, 맨시티, 그리고 레스터를 상대해야 한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왓포드는 그대로 강등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수치도 좋지 않다. 왓포드는 지금까지 30골을 기록했으며, 62골을 실점했다.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실점을 한 구단이다. 경기당 평균 14.4개의 슈팅을 허용하고 있는 왓포드는 수비 평점면에서 6.54점을 받으며 노리치와 함께 최하단에 위치했다. 왓포드가 수비적으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공격도 비슷하다. 경기당 10.8개의 슈팅을 기록했으며, 그중 3.6개가 유효슈팅으로 연결됐다. 드리블 시도는 리그는 10.5개로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수치이지만, 이것이 연결되지는 못했기에 왓포드의 공격 패턴이 문제를 겪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드리블 수치만 높을 뿐, 왓포드는 공격 평점 6.54를 밭으며 수비와 마찬가지로 노리치와 리그 하단에 머물렀다.

 

경험이 많은 호지슨이 쉽지 않은 왓포드의 잔여 일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맨시티와 첼시는 맨유 혹은 토트넘과 달리 일정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강팀이기에, 호지슨이 어떤 전략으로 상대방을 위협하여 승점을 챙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18위 예상 : 에버튼 FC

마지막 남은 한자리를 두고 번리와 에버튼 중 많은 고민을 했다. 최근 경기력과 앞으로의 일정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에버튼이 18위로 시즌을 마감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지금까지 강등 없이 1부 리그에서 67 시즌을 보낸 에버튼은 1부 리그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고 있는 팀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 타이틀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를로 안첼로티를 대체하기 위해 선임한 라파 베니테즈의 에버튼은 나쁘지 않은 시즌 초를 보냈다. 아니, 기분 좋은 시즌 시작을 했다. 리그 7라운드까지 아스톤 빌라에게 3대 0으로 패배한 것을 제외하면 단 한차례도 패배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그 8라운드에서 웨스트햄의 오그본나의 골로 패배한 에버튼은 14라운드까지 무려 7전 1무 6패를 기록했다. 그 후 에버튼은 리그 15라운드부터 30라운드까지 세 차례의 승리를 와한 차례의 무승부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패배했다. 지난 1월 베니테즈와 결별하고 램파드를 선임해 반전을 노렸지만, 지금까지 반전은 없었다. 맨유에서 임대한 반 더 비크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며, 토트넘 출신의 델레 알리 또한 마찬가지로 일정하게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에버튼에게 남은 일정은 지옥 그 자체다. 빅클럽은 아니더라도 쉽지 않은 상대인 레스터 시티를 두 차례나 상대해야 하며, 첼시, 리버풀, 아스날을 상대해야 한다. 18위 경쟁 상대인 번리의 일정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에버튼은 더 거대한 위기에 처해있다. 앞으로 소화해야 할 경기수도 다른 구단들에 비해 많다. 빅클럽들은 레스터-리버풀-첼시-레스터를 약 2주간 연속으로 상대해야 하는 에버튼에게 체력 이슈 또한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에버튼의 수비력은 하위권에 위치한다. 경기당 평균 13.4개의 슈팅을 허용한 에버튼은 지금까지 52개의 실점을 허용했다. 번리가 45개의 실점을 허용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리그 테이블에서 번리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에버튼이 불안한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에버튼의 수비 평점은 6.58로, 리그에서 17번째다. 에버튼의 공격 수치는 중간쯤에 위치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퀄리티가 좋지 않다. 에버튼은 경기당 11.7개의 슈팅을 시도, 그중 3.6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드리블은 평균 9회를 시도했으며, 이는 리버풀과 아스날, 레스터보다 좋은 기록이다. 하지만 실제로 성공한 득점은 33골에 불과한다. 에버튼의 공격진들이 얼마나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에버튼의 운명은 그들의 손에 달려있다. 가장 핵심은 앞으로의 4경기다. 빅클럽들을 상대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낸다면, 에버튼은 훨씬 여유롭게 남은 경기들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리그 4위 싸움과 마찬가지로 점점 치열해지는 강등 경쟁이다. 노리치와 왓포드의 강등이 사실 상 확실해 보이는 가운데, 남은 한 자리의 불운한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름인 에버튼이 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 또한 프리미어리그를 지켜보는 이들의 흥미를 돋굳는다. 이 글에서 다룬 내용들은 여러 정보들을 기반으로 한 예측에 불과하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예측을 할 정도로 해당 팀들의 경기력이 고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과연 이 예측이 실제 결과와 맞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강등권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는 것이며, 어느 시즌보다 흥미롭다는 것이다.


이 글은 풋볼피디아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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